영어 노베이스의 지텔프(G-TELP) 합격기-2차 영단어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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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노베이스의 지텔프(G-TELP) 합격기-2차 영단어 암기

by 이정리 2020. 11. 13.

64점이라는 황당한 점수를 받았지만 한국사 준비하느라 24일 까지는 지텔프는 잠시 손 놓았습니다.

문제는 (또)노베이스로 한국사 시험 준비를 단 12일밖에 하지 못했고, 제가 본 제 50회 한국어능력점정(심화)불바다였다는 거죠. 시험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가채점 해보고 멘탈이 바사사사삭. 남들은 노베이스로 일주일 만에 턱턱 붙는다는 시험을 나는 왜, 왜째서, 왜때문에... 뭐 대충 이런 생각.

(일단 심화 합격은 했습니다. 3급으로. 저는 2급이 필요한데요... 뭐 내년 2월 6일에 51회 봐야죠.ㅡㅡ)

 

25일 일요일까지는 쉬면서 생각 정리하고 일단 가장 빠른 지텔프 시험을 접수했습니다. 결제하면서 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하기로 했으면 하는 걸로 마음을 정했으니.

가장 걸리는 건, 이 상태로는 다음 시험에서 점수가 더 떨어질 거란 예감이었습니다. 베이스가 없는 상태에서 '초심자의 후루꾸'랄까, 첫 시험의 운빨은 여기까지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안 거죠. 64점도 결코 제 본 실력은 아니었으니까요.

 

시험까지 남은 시간은 단 13일.

제가 더 이상 점수를 올리지 못하고 슬럼프가 온 이유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단어.

단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그러니 독해가 안 되고, 그냥 가져간다는 어휘 문제도 다 틀리고, 문법에서 해석이 필요한 문제는 다 날리는 거였습니다. 단어 공부는 정말 무식하게 외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제가 암기를 정말 싫어한다는 게 문제.

영단어 외우는 거 싫어함. 영어 노베이스들의 특징이죠. 이걸 외웠으면 노베이스가 아니었겠지.ㅡㅡ

 

거기다 무슨 1타 강사들이 영단어 외우지 말라고 최면을 걸어대니, 호기롭게 단어를 외우다가도 며칠 만에 그만두게 됩니다. 안 그래도 외우기 힘든데 선생님들도 외우지 말라 하고, 단기간 합격 후기에도 단어 암기는 별로 없고.

자료출처: 구글

단어 외우지 말라는 사람들의 전제는,

수험생이 굳이 단어집을 달달 외우지 않아도 아는 단어로 지텔프 독해의 어휘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졌다는 겁니다.

노베이스에 영단어 안 외우고 단기에 65점 받았다는 후기 보면, 저는 정말 이 사람이 노베이스 맞을까 의심이 듭니다. 아니면 정말 운이 좋았거나(저도 운이 좋았던 편이죠. 조금만 더 좋았으면 65점 받았을 테니까요), 시험 센스가 좋거나. 그런데 운이나 시험 센스는 나도 했으니 야너두 할 수 있어, 라고 말할 수 있는 영역이 이미 아닙니다. 그렇다면 합격 후기 백날 봐야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노베이스는 그 운도 센스도 없는 사람들입니다.ㅡㅡ

 

원인이 명확해졌으므로 단어를 외웁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걸 알았으면 제가 노베이스가 아니죠.

유튜브를 검색하다 이런 동영상을 발견했습니다.

www.youtube.com/watch?v=NC5kpgQjxBg&t=879s

이 분 동영상이 마음에 든 건, 영단어에 대한 생각이 저와 같았기 때문입니다.

노베이스들은 영단어 암기가 가장 빠르게 점수를 올리는 길입니다.

 

각 시험마다 선호하는 단어, 반복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지텔프 독해의 어휘 문제의 경우, 수많은 유의어 중 선호하는 경향이 명백합니다. 예를 들어 '감소하다'라는 뜻인 decline이 시험 문제로 나오면 보기에 decrease(감소하다)와 reject(거절하다)가 같이 나옵니다. 답은 reject입니다. decline에는 거절하다라는 뜻도 있거든요.

회사에서 나오는 영단어집을 폄하하는 영어 고수들이 계신데, (그 시원스쿨 독해 선생님도 팀킬하면서 영단어집 쓸모 없고, 이런 중요한 유의어는 영단어장에 안 나온다고 하시던데ㅡㅡ)

잘 편집된 영단어집에는 이런 단어들의 여러 의미와 유의어, 반대어, 발음까지 다 나와 있습니다.

 

물론 모든 단어, 괴랄맞은 철자의 부사까지 다 외울 필요 없는 건 맞습니다. 예문에 나와도 정답과 관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문제는, 진짜 영어 노베이스들은 그래서 그 쓸데 없는 영어가 쓸데 없는지 아닌지조차 모른다는 겁니다.

도대체 왜 이걸 간과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갑자기 짭 노베이스들과 영어 고수들에게 화가 나는 부분ㅡㅡ).

 

그래서 역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출 영단어를 다 외우기로 했습니다. 암기 방법은 링크 건 서울대 정선생님 방법대로 스키밍을 시도해보기로 했구요. 인강 패키지에 있던 영단어집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한 챕터에 영단어 40개, 총 30챕터 1,200단어. 시간이 없으니 저는 하루 두 챕터, 80개 씩. 정선생님과 동일하게 스키밍 3회 세 번. 하루 총 스키밍 아홉 번.

처음엔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ㅡㅡ

적어가며 외우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보라는데도 너무 힘들더군요. 그래도 했습니다. 놀랍게도 정말로 영어가 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철자 하나까지 정확하게 외우는 건 아니었지만, 제게 필요한 건 시험지에서 이 상형문자가 그 뜻인지 상기하는 수준이니까요. 객관식 만세입니다.

8일 째 되던 날 아침, 계획대로 하면 15일이 걸리고, 내게 주어진 시간은 13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ㅡㅡ

작전 변경.

전날 까지 14챕터 나갔고 남은 건 16챕터. 하루 8챕터씩 이틀 만에 끝내고 챕터 30장을 하루에 여러 번 보는 방법을 쓰기로 했습니다. 스키밍의 포인트는 정확도가 아니라 반복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공부라는 걸 하다 멀미가 날 수도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습니다.ㅡㅡ

 

영단어를 외우면서 중요한 건 그것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문법, 독해, 청해를 다 같이 공부해야 암기 효과가 나타납니다. 맥락과 떨어진 단어들을 상형문자 외우듯 외우다 문제집에서 발견하면 그렇게 반갑고, 일단 그렇게 발견된 단어는 웬만하면 잊어버리지 않게 됩니다. 정말 신기하게 그렇게 됩니다.

물론 수십 번 보고도 잊어버리고 틀리는 문제도 생기고, 그러면 자존심 상하고 자괴감도 들지만, 중요한 건 한 번 틀리면 다시는 잊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요령 좋은 사람이 보면 무식하고 미쳤다고 하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1,200개를 다 외웠습니다.

외우고 나니 정말로 독해 점수가 오르기 시작하더군요. 정말 인간의 뇌는 알 수가 없는 게, 28챕터까지 외워도 모르는 단어 때문에 독해를 틀렸는데 마지막 1,200개를 외우고 나니 단어로 커버할 수 있는 문제는 틀리지 않게 되더라구요.

 

예전에 영어성적은 계단식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해도 해도 안 되는 것 같다가 어느 지점을 넘어서면 갑자기 오르고, 또 정체되다 오른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중요한 건 점수가 안 올라도 엉덩이 붙이고 앉아 공부하는 끈기라는 거, 공부는 머리보다 엉덩이로 하는 거라는 거. 조상님들 말씀이 맞았네요.

 

다음 후기에서는 문법, 독해, 청해 공부법과 시험 때 시간관리법을 남길 예정입니다.

1차-인강으로 올린 점수의 한계

백덤블링하며 풀어도 90점 맞는 문법

요령 없는 문법 득점 후기

청해를 독해로 커버해서 17점 올린 후기

시험 날 문제 다 풀고도 10분 여유 생기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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