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활 중 가장 민망해지는 지점은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편하게 공부만 하면 되는데!!
도 슬럼프가 온다는 거다. 주경야독 하라는 것도 아니고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는데 그런다.
거기다 겨우 마음 다잡고 집중하려 했더니 코로나 2단계로 아파트 단지 내 독서실이 폐쇄되어 버렸다.
그런 내 마음을 붙잡아준 게 바로 박효신의 야생화.
누워서 보다가 무릎 꿇고 보게 된다는 그 전설의 뮤비.
www.youtube.com/watch?v=OxgiiyLp5pk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공기를 호흡하고, 같은 쌀밥을 먹는데 누군가는 이토록 아름답고 처절한 예술작품으로 자신의 고통을 승화시키는데... 아아 저는 비싼 밥 처묵처묵 하고 이산화탄소나 방출하는 식충이었읍니다.. 죄송함다..ㅠㅠ
라는 각성.
런던 여행을 갔을 때, 참으로 잉국스러운 우중충한 날씨에 몸도 심하게 아파서 힘들었었다.
아프고 피곤하고 지치고 외롭고 우울하고.
무거운 걸음으로 내셔널 갤러리에 들어가서 마주한 게 바로 반 고흐의 해바라기.
그날 일정 무시하고 그냥 멍하니 앉아 한참을 그 그림만 바라보았다.
내가 마주한 건, 지독한 고통과 외로움을 해사한 해바라기로 승화시켜 냈던 200년 전 어떤 화가의 영혼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위로 받았고, 그때의 내 짐을 짊어지고 다시 걸을 수 있었다.
박효신의 야생화를 들으면, 그때 그 런던과 내셔널 갤러리와 고흐의 그림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때 위로 받았던 나.
다시, 행복감을 느낀다.
어쨌든 잘 살아 있고, 코로나로 잃은 것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게 주어진 풍요로운 삶이다.
고흐와 야생화를 누릴 수 있다. 불행할 이유가 사라진다.
코로나블루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독서실이 셧다운 되거나 폐쇄되고, 실강이 온강으로 대체되는 혼란은 누구에게나 벌어진다.
그 혼돈의 와중에도 어차피 될놈될 할놈할이라는 건 인류의 역사를 통해 증명되어 왔다.
다 같이 힘들고 지치고 우울해진다면, 나는 바로 그 될 놈, 할 놈이 되어야겠다.
60페이지 공부한 뒤 야생화 뮤비 2번 보는 식으로 짠단(?)을 조절하기로 했다.
뮤비가 5분 40초, 두 번 들으면 11분 20초. 약 12분이면 다시 공부에 집중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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