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13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리 스케치」 책 사진 찍는 걸 깜빡하고 반납해서 구글 이미지로. 도서관에서 처음 몇 페이지를 읽고 마음에 들어 빌렸다.이 책은 헤밍웨이가 파리에서 생활했을 때의 경험을 쓴 산문집이다.돈이 되는 특파원 일을 그만둔 뒤 어려운 주머니 사정에도 파리의 카페에 앉아 글을 쓰던 25살 헤밍웨이가 만난 사람, 풍경과 경험한 것들.헤밍웨이 특유의 구체적이고 세밀한 묘사 덕분에 내가 1900년대 파리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생각난 김에 파리에서 찍은 사진 몇 장. 이 글에도 몇 번 나오는 뤽상부르 공원. 파리에 도착해서 내내 비 오고 우중충하고 추운 날씨만 계속되었는데 이날 처음으로 해가 났다. 해가 든 파리의 하늘은 놀라울 정도로 낮고 푸르렀다. 하늘만큼 놀라웠던 건 도시의 색. 파리가 이렇게 다채로운 색을 지닌 도시라.. 2021. 2. 9.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아주 오랜만에 혜화동에 갔다 서점 위트앤시니컬(wit n cynical)에 들렀다. 심박사는 내게 시집 한 권을 선물했고 나는 심박사에게 소박한 꽃 한 다발을 선물했다. 이 시집을 고른 이유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이런 언어유희를 좋아하는 편. 시를 읽으며, 이런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 시인이 되는구나 싶었다. 특히 '야간자율학습'이란 시의 집을 떠나면서 연화는 가난한 엄마의 짙은 머리숱과 먼저 죽은 아버지의 하관(下觀)을 훔쳐 나와 역에서 역으로 떠났다 는 구절은, 정말 이 싯구를 훔쳐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올라올 정도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 정도는 되어야 등단이라는 것을 할 수 있고 '작가'라고 불릴 수 있는 건가... 좌절감 비슷한 것도 좀 느꼈다. 대단한 시들이고 대단한 시인이.. 2021. 2. 8. 어니스트 헤밍웨이, 「무기여 잘 있어라」 운영시간 단축에 테이블과 의자도 사라졌지만 그래도 동네 구립도서관이 다시 열려서 책을 빌리러 갔다. 읽을 책을 정하고 간 건 아니었지만, 그냥 책들이 진열된 공간의 공기와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다. 세상에서 가장 마음 편하고 익숙한 곳. 가장 내가 나 다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 그저 책을 좋아할 뿐, 대단한 독서가는 아니지만... 내게 도서관이란 그런 곳이다. 일 하느라 바쁘고 피곤해서, 더 이상 실용적이지 않은 고전 따위 집어치우고 부우자가 되기 위해 금융서적을 읽겠다는 결심 때문에, 시험 공부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한동안 고전이나 문학, 인문학 등을 읽지 않았다. 그런데 평생 쌓아 온 습관이나 체질이란 건 그리 쉽게 바뀌는 게 아닌가보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 2021. 1. 28. 소울(Soul), 2020 (스포 있음) 단지 내 독서실은 폐쇄됐고, 구립도서관도 폐쇄됐고, 카페에는 앉지도 못하고, 반 강제로 집에 감금되어 층간 소음에 시달리며 (밤 10시 넘어서 드르륵 쿵쾅거리는 건 무슨 개념일까) 집 밖에 나가지 않은 지 약 보름. 억지로 공부하다 특이점이 오고 말았다. You Spin Me Round 지금 내 상태. 음악과 뮤직비디오 모두 아주 딱이다. 며칠만 더 있으면 지기 스타더스트와 화성으로 날아가 머리에 꽃도 꽂을 수 있을 것 같아 혈육소환술을 쓰기로 했다. 최대한 사람 많은 시간을 피해 조조로 선택한 한 영화는 . 재즈를 사랑하는 무명 피아니스트 조 가드너는 꿈에 그리던 밴드의 피아니스트가 될 기회를 얻게 되지만... 맨홀에 빠져 머나먼 세상으로 가야 할 위기에 놓인다. 꿈의 공연을 앞두고 자신.. 2021. 1. 24.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