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상담을 할 결심, 대학원 합격과 자격증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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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상담을 할 결심, 대학원 합격과 자격증 취득

by 이정리 2023. 1. 3.

올해 초, 인생 2막을 열기 위해 작정기도를 했다.

점점 가벼워지는 통장 잔고의 압박과 일자리의 유혹, 잡다한 관심사와 어설픈 재능이라는 의외의 방해 요소가 있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한 달 기간을 정하고 기도했다.

 

기도 응답이라는 게 구약시대처럼 홍해가 갈라지거나 대천사 미카엘이 두둥 나타나 직통계시로 이루어지면 참 좋겠는데...

성경시대에는 그런 일은 거의 없다.

내 마음에 오는 감동이 기도의 응답인지 환각인지 분별하는 가장 좋은 척도는 '말씀'이다. 하나님은 주어진 말씀을 통해 그 뜻을 드러내시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꼭 백덤블링을 하고 랄랄라 방언을 해야 하는 게 아니다.

 

하여 결과는 다시 상담을 할 결심.

 

하... 상담이라니요.

지구, 아니 이 우주에서 내가 왜 상담을 그만뒀는지(정확히는 왜 도망쳤는지) 가장 잘 아시면서.

거 참 너무하시네.

 

막막하고 두렵긴 한데 책임져 주시겠지, 라는 체념 반 순종 반으로 2022년을 시작했다.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정신줄 놓고 산으로 들로 놀러 다니기도 했다,

상담을 그만둔지 6년이 지났고, 인맥을 유지하지도 않았다.

자격증도 학회 등급도 없었다.

자격증 가산점을 위해 시험을 치긴 했지만 대학원 입시 일정과 절묘하게 어긋나서 자격증 취득은 입시에 아무 영향도 주지 못했다.

할 수 있는 것은 기도하며 믿고 감사하는 것 뿐이었다.

 

노력을 안 하진 않았다. 어쨌든 자격증 필기는 모두 합격해서 '이렇게 다시 상담할 준비 중입니다' 라는 성의는 보였다.

기출문제를 5회독 정도 했던 것 같다.

교수님을 찾아뵐 때는 3월에 출간한 책을 다 읽고 4페이지짜리 독후감을 써서 미리 메일로 보냈다. 홈페이지에 실린 연구실적 에세이를 모두 출력해 읽었다. 시간이 촉박해 에세이를 두 개 정도만 읽었지만, 연구실에 갈 때는 책을 들고 가서 싸인도 받고, 커피와 케이크도 챙겨 갔다.

거의 두 시간 동안 교수님과 대화하며 여러 공감대가 있었다. 적어도 내 진심은 알아 주셨다. 입시 때문에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이 있었지만 나처럼 자신의 책을 읽고 독후감까지 쓴 사람은 없었다는 말에 약간 놀라긴 했다.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건 과거에 이미 마무리된 논문과 학점 외에는 연구계획서 뿐이라, 어차피 떨어질 거라면 시원하게 포부를 밝히고 떨어지겠다는 패기를 가지고 거침없이 썼다. 입학 동기는... 어쩔 수 없이 내 인생 요약과 상담을 그만둔 이유를 써야 했지만 최대한 간결하게 썼다. 초점은 오직 하나님께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내 부족함에 비하면 이런 노력은 참 작았다. 안 되어도 할 말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분이 하시기로 하면 하시는 거다.

나는 끊임 없이 의심하고 불안해 했지만 그분은 정말 신실하게 역사하셨다.

 

3월에 남자친구가 생겼고,

7월에 임상심리사 2급 필기 응시, 합격(실기 불응시)

10월에 청소년상담사 2급 필기 응시, 합격

10월에 남자친구 가족과 식사, 결혼 허락

10월에 박사과정 정보를 수집하고 교수님 찾아뵙기

12월에 박사과정 입시, 합격, 등록금 예치금 입금 완료

12월에 청소년상담사 2급 면접 응시, 합격

12월에 우리 가족과 남자친구 식사, 결혼 허락

 

이렇게 2022년을 돌아보니 참 놀랍다. 

다시 상담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했던 결혼 문제 먼저 해결해 주시고 불필요한 것은 모두 쳐내셨다.

얇은 통장 잔고 하나 들고 가출한 뒤 새벽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교회 가까운 곳에 방을 얻었고, 가장 먼저 예배가 회복되었고 말씀과 기도가 회복되며 공동체가 회복되었다. 관계들이 회복되고 인생 2막을 살아갈 길을 얻었다.

 

2023년은 본격적으로 상담자로서 움직이게 될 것 같다.

올해는 또 어떻게 그분이 일하실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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