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나를 지치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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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나를 지치게 할까?

by 이정리 2020. 8. 9.

어제 오전에는 압구정에 있는 피부과 걸어서 왕복.

점심 때는 테크노마트 가서 소니 사은품으로 받은 가방 중고로 팔기.

오후에는 관악구에서 친구 만나고 부동산 돌아다니기.

집에 와서 자정 넘어까지 이력서 수정하고 구직활동 하기. 이직 준비.

 

피곤하긴 해도 다행히 체력이 버텨주고 있지만 한 가지 불안한 건, 마음이 지치는 것.

목적 의식이 분명하고 의지가 있다면 지치지 않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의욕적으로 움직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의욕을 상실하고 푹 꺾이면 어떡하나... 무기력해지고 모든 게 백지상태로 돌아가면 어떡하나 그게 불안하다.

 

왜 불안할까.

 

눈에 보이는 성취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부산하게,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뭔가를 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했다.

살 집을 구하지도 못했고, 큰 돈을 마련하지도 못했다.

이직을 성공한 것도 아니다.

블로그가 잘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확신도 없다.

 

이렇게 하면 저런 결과가 나오겠지... 라고 부딪혀 보면 내 생각과 다른 현실을 마주한다.

매 순간. 이상과 현실의 괴리. 혹은 나의 비현실적인 기대와 예측이 부서지는 과정.

알고 있고, 살면서 그런 순간을 많이 견뎌 봤지만 언제나 마음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눈에 보이는 성취 없는 활동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얼마나, 언제까지 깨져야 할까.

언제쯤에나 단단한 실체를 가지게 될까.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이 상황이 오래 간다면 나는 지칠 것이다.

 

어떻게 해야 마음이 지치지 않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에 의연할 수 있을까.

기왕 움직이는 거라면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까.

 

마인드컨트롤은 할 수 있다. 내 주특기 중 하나이니까.

하지만 실질적인 '전략'은... 잘 모르겠다.

 

내 평생에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방문한 것도, 돈을 덕질하기 시작한 것도 처음이라.

 

마음을 지키는 것이 전쟁터에서 성을 지키는 것보다 어렵다고 한다.

일단 그 어려운 것을 해내야 한다.

 

내가 버텨낼 수 있는 힘은 그럼에도, 잘 해내고 말 거라는 자신에 대한 굳은 믿음.

흔들리는 감정을 직면하고 그 감정을 유발하는 '해석',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능력.

즉 인지행동주의 치료기법을 정확하고 냉정하게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 능력.

이 모든 과정을 깔끔하게 풀어낼 수 있는 글쓰기 실력.

 

어쩌면 통장의 2,000만 원보다 귀중한 나의 내적 자산.

 

쉴 때 쉬고, 걸을 때 걷고, 달릴 때 달려보자. 그러다보면 무언가를 얻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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