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상담 - 농협, 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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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상담 - 농협, 신한은행

by 이정리 2020. 8. 7.

일단, 그냥 알아보러 갔다.

 

먼저 집에서 가장 가까운 농협.

내가 농협에 뭔가 상담을 하거나 문의하러 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농협 특유의 매너리즘과 뭔가 이 양반들 금융권 종사자 맞나 싶을 정도의 비전문적인 느낌 때문이었는데 역시는 역시.

그래도 주거래 은행이고 예적금 3,000만 원을 몰빵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가보기로 했다.

 

거기서 들은 황당한 이야기.

1. 내가 간 곳은 은행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제2금융권이었다.

?? 이게 뭔 말이냐고? 이건 농협의 특징을 알아야 이해 가능하다.

복잡한 건 생략하고 내게 필요한 정도만 이해해 보자.

 

'농협'이라는 초록색 간판을 단 금융기관은 두 가지로 나뉜다.

제 1금융인 농협은행. NH농협은행. 기억하자. 반드시 '은행'이라고 붙어 있어야 한다.

여기는 신한이나 국민 같은 일반 은행과 같다. 고객 정보가 동일 전산에 입력되어 어느 지점에 가도 동일한 정보와 동일한 혜택을 얻게 된다.

다음은 제 2금융인 지역협동조합. 농협 앞에 OO(지역명)농협이라고 붙어 있으면 두 번 돌아봐야 한다.

여기는 신협이나 수협 같은 지역협동조합이다. 그리고 각 지점이 별개의 사업자등록을 했기 때문에 사실상 간판만 같은 다른 가게라고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파리바게뜨나 GS25 편의점을 생각해보자. 같은 간판을 달았지만 동네마다 파는 제품도 포장도 다르고, 같은 제품인데 가격이 다르고 할인 품목이 다르다. 왜? 같은 간판을 달고 본사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기본 매뉴얼은 지시 받지만 각 매장이 각자의 사업자등록을 한 별개 매장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건 점주 재량에 따라 달라지는 거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내 자산 및 신용관리 때문이다.

 

나는 회사가 압구정에 있고, 사장의 지시로(회사 주거래 은행이 농협이라 잘 쓰던 신한 놔두고 굳이굳이 농협에 갔다) 근처 농협에 급여통장, 정기적금통장, 정기예금통장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엄마 자산까지 내 명의로 업어서 연체 한 번 없이 수 년 동안 관리를 잘 해놓았다.

 

그.런.데.

내가 주거래를 한 농협은 제 1금융이 아닌 제 2금융 지역협동조합이었다는 걸 오늘 알았다.ㅡㅡ

이게 뭐가 문제냐고?

제 1금융 농협은행은 일반 농협과 같아서 내가 금호동 농협은행에서 자산관리를 해도 왕십리 농협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게 전혀 문제가 없다. 은행이니까.

그런데 제 2금융에 지역협동조합? 문제가 어나더다.

1. 제 2금융은 대출 금리가 제 1금융보다 훨씬 비싸다. 최소 1% 이상. 대출을 생각한다면 제 2금융은 신용관리를 해봤자 큰 의미가 없다. 현직 은행원들조차 무조건 정부지원 기금 먼저 신청하고 그 다음에 자기네 상품 알아보라고 할 정도이니 말 다했다.

2. 거래하던 지역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신용은 무의미해진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나는 지금 영동농협 압구정로데오지점에 자산관리를 해왔다. 영동농협은 주변 지역인 삼성로, 한티역, 대치 등의 지점과 묶여 있고 이 지역까지는 정보가 공유될지도 모른다(확실하진 않다). 그러나 내가 편의 등을 위해 오늘 방문한 서울축산농협 행당역지점(이제서야 간판이 보인다 보여.... 서울축산.... 저는 농업법인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축산은 아닌데쓰... 이게 뭐여)에서 뭔가를 하고 싶다? 영동농협 압구정로데오지점에서 해온 내 자산관리나 정보는 행당역지점에 공유되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는 거다.

 

한 마디로 제 2금융권인 지역조합 농협에는 수억 원을 맡겨봤자 제 2금융권이라 대출 금리가 비싸고, 그 지역을 벗어나면 아무 혜택이 없다는 것. 그걸 오늘 알았다.ㅡㅡ

 

그리고 지역조합 농협은 제 2금융권이라 주택도시기금이 위탁하는 전세자금대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서울축산농협 행당역지점에서 나와 멘탈을 추스른 뒤 근처 신한은행으로 갔다.

신한은행에서는 2차 멘탈 공격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가진 조건으로는 버팀목 전세자금 일반형, 금리 2.5%가 가장 저금리 상품이다. 이건 알고 있었고.

그 다음, 인터넷으로는 알 수 없었던 이야기.

 

1. 인터넷 조회로는 최대 1억 2,000만 원까지 대출이 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최대치일 뿐. 내 현실로는 연봉*3~3.5가 최대치이다. 세전 2,090,000원 귀염쁘띠뽀작한 월급을 연봉으로 바꾸면 25,080,000원, 그것의 최대 3.5배는 87,780,000원. 여기에 현재 내가 모은 돈 중 비상금 제외 최대 가용 금액 2,500만 원을 더하면 내 주택자금은 112,780,000원.

이것도 약간 비현실적인 최대치이다.

2. 주택도시기금의 전세자금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면, 은행에서 판매하는 다른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이용할 수 없다.

3. 주택마련대출(주택 전월세, 매매를 위한 대출)이 신용대출보다 대출한도가 높고 금리가 낮다. 가능한 무조건 주택마련 대출을 우선순위로 해야 한다.

 

일단 오늘 오전 은행에서 얻은 정보는 여기까지.

삽질을 한 것 같지만 내가 얻은 것은,

 

1. 현재 내가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얼만큼의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확인. 빚도 자산인 시대니까.

2. 은행 문턱을 넘는 용기. 은행은 가끔 가도 대출상담 데스크에 앉아본 적은 없다. 두려웠다. 하지만 이제 그러지 않고 필요하면 들이박는 용기가 생긴 것 같다. 대출은 안 받을 수록 좋겠지만 잘 활용하면 자산의 일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3. 은행과의 거래에서 신용등급을 올리거나 좋은 평가를 받는 건 단순 입출금 거래로는 힘들다. 적금, 상품거래(보험, 청약 등), 신용카드 사용 등. 특히 신용카드 사용은 좋은 평가를 받는 데 유용하다. 다행히 현금자산은 영동농협에 몰빵했지만 카드거래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에서 열심히 해 두었기 때문에 토스와 올크레딧 조회로는 둘 다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4. 농협 씨발.

 

은행원님 금융권 종사자님 친절한 상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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